최근 화제를 모은 영화 <미쓰홍당무>의 여주인공은 ‘안면홍조증’ 때문에 촌스럽고 비호감이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증.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지면 증세는 더 심해진다.
심하게 붉어지는 얼굴은 의학적으로 보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심각한 병은 아니지만 당사자는 크고 작은 심리적 위축을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감정을 낱낱이 들켜버리는 것은 물론 자신감 있는 인상을 주지 못하여 시험이나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의 실제적인 고통을 겪기도 한다.
대다수의 안면홍조 환자들은 사람과의 만남 자체를 두려워하는 대인공포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피부에 분포하는 혈관(핏줄)은 외부 온도에 따라 수축, 확장하면서 피부의 온도를 조절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러한 피부 혈관이 수축 기능을 상실하고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붉게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혈관확장증’이다. 이렇게 수축 기능을 상실한 혈관은 피부의 온도 조절 기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해 피부가 점점 얇아지고 푸석푸석해진다. 혈관확장증은 얼굴·목·머리·가슴 부위의 피부에 주로 나타나는데 얼굴에 가장 많이 나타나 보통 ‘안면홍조증’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서적 자극 선천적으로 혈관이 취약할 경우에도 모세혈관은 확장될 수 있지만, 부끄러움이나 창피함 같은 ‘정서적 자극’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놀림을 받거나 창피함을 느껴서 생기는 경우에는 자율신경이 혈관을 확장하여 안면홍조가 생긴다. 누구에게나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같은 증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심하게 붉어지는 증상이 계속되거나 육안으로도 모세혈관이 피부 위로 얽혀 보이면 안면홍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 안면홍조는 남성보다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스테로이드 연고 오남용 ‘스테로이드 연고의 오남용’으로서도 모세혈관이 확장될 수 있다. 또 오랫동안 여드름이나 알레르기 피부염을 앓아온 경우나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 동상, 온도의 급격한 변화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 결핍 안면홍조증이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새로이 나타났다면 폐경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성호르몬이 갑작스럽게 결핍되면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 폐경기 여성의 절반 이상이 안면홍조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온도차는 금물 안면홍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모세혈관을 자극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 주변 온도는 혈관을 확장하는 더운 환경보다는 서늘한 온도가 좋다. 특히 실내외 온도 차이로 인해 얼굴이 붉어진다면 이는 외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모세혈관이 확장된 경우로 사우나나 찜질방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추운 곳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갈 경우, 손바닥으로 볼을 감싸고 마사지를 하면 혈액순환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
피부질환 연고 함부로 바르지 않기 자외선은 혈관을 지지하는 탄력섬유를 파괴하여 혈관 확장을 초래하므로 계절과 상관없이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피부질환 연고라고 해서 함부로 발라서도 안 된다. 특히 스테로이드성 연고는 오래 바르면 모세혈관을 확장한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할 것! 음식물도 안면홍조에 영향을 끼친다. 너무 맵거나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특히 폐경기로 인한 안면홍조일 경우 콩·두부 등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하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 또한 혈관 보호 기능을 하는 비타민 E를 매일 섭취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