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뇌>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9년에 걸쳐 준비한 소설. 총 3부작으로, <신> 1, 2권은 3부작 가운데 제1부 '우리는 신'에 해당한다.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신 후보생들이 흥미진진한 게임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크게 세 줄기로 진행된다. 신의 학교에서 세계를 만들고 발전시키며 다른 후보생들과 경쟁하는 미카엘 팽송의 이야기, 그 신들이 만든 18호 지구 속 인간들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미카엘이 천사 시절 돌보았던 세 인간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에서 수호천사로 활약했던 미카엘 팽송이 이번에는 신이 되기 위한 후보생으로 뽑힌다. <타나토노트>에서 의사였던 팽송은 친구 라울과 사후 세계의 비밀을 밝혀내는 탐사단인 타나토노트의 일원으로 활약한다. 그들은 죽음 이후 영혼이 지나가게 되는 영역을 차례로 발견한다.
그런 그에게도 죽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천사들의 제국>에서 비행기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팽송은 영계로 올라가 심판을 받는다. 천사가 되기 위한 선업 점수를 턱걸이로 넘은 그는 환생의 순환을 벗어나 인간들을 돌보는 수호천사가 된다. 천사로서 세 명의 인간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 임무를 지게 되는데…
소설은 크게 세 줄기로 진행된다. 신의 학교에서 세계를 만들고 발전시키며 다른 후보생들과 경쟁하는 미카엘 팽송의 이야기, 그 신들이 만든 18호 지구 속 인간들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미카엘이 천사 시절 돌보았던 세 인간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에서 수호천사로 활약했던 미카엘 팽송이 이번에는 신이 되기 위한 후보생으로 뽑힌다. <타나토노트>에서 의사였던 팽송은 친구 라울과 사후 세계의 비밀을 밝혀내는 탐사단인 타나토노트의 일원으로 활약한다. 그들은 죽음 이후 영혼이 지나가게 되는 영역을 차례로 발견한다.
그런 그에게도 죽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천사들의 제국>에서 비행기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팽송은 영계로 올라가 심판을 받는다. 천사가 되기 위한 선업 점수를 턱걸이로 넘은 그는 환생의 순환을 벗어나 인간들을 돌보는 수호천사가 된다. 천사로서 세 명의 인간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 임무를 지게 되는데…
지구의 인류사는 학살과 배신을 바탕으로 전개되었고, 그 학살과 배신은 잊혔다. 누가 보았을까? 누가 진정으로 알고 있을까? 내가 찾아낸 답은 단 하나, 신 또는 신들이다. 이건 물론 신 또는 신들이 존재할 때의 이야기이다. 나는 숨겨진 증인을 상상해 보았다. 곤충학자가 개미를 관찰하듯이, 바글거리는 인류를 지켜보고 있는 신들을 말이다. - 1권, '머리말' 중에서 「당신이 바로…… 〈모두가 기다리는 이〉인가요?」 나는 헛기침을 하고 목을 가다듬어 마침내 소리를 낸다. 「저어…….」 「스핑크스가 분명히 말하기를 〈모두가 기다리는 이〉가 그 해답을 알고 있다더군요.」 「저어…… 무슨 문제에 대한 해답을 말하는 건가요?」 「스핑크스가 만든 문제요. 〈모두가 기다리는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만들었죠.」 (……) 여신은 춤을 멈추고 음절을 하나씩 끊어 수수께끼를 말해 준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그녀의 입김이 내 귀를 간질인다. 「이것은 신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있고 부자들에게는 이것이 부족하다. 만약 사람이 이것을 먹으면 죽는다. 이것은 무엇일까?」 1권, 139~140쪽 중에서 「다른 얘기를 해야겠다. 보아하니 너희 가운데 범죄자가 한 명 있는 듯하다. 동기생들을 공격하는 살신자(殺神者)가 있다는 얘기다.」 줄지어 앉은 학생들 사이로 침묵이 감돈다.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나로서는 그자를 제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나는 신이 되기 위한 이 게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경쟁자들을 살해하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지만, 너희는 그런 것까지도 예상했어야 한다. 내가 보기엔 그런 짓도 나쁘지 않다. 다른 스승 신들이 노여워한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어쨌거나 그게 진화의 방향이 아니냐?〉 하고 말이다. 단단한 것이 무른 것을 이긴다. 파괴하는 자가 도피하는 자를 이긴다. 그러니까 경쟁자들을 없애 버리는 자는 싸움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섬에는 너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행정이 있지만 그것을 믿지 마라. 고약하게 뒤통수를 맞는 수가 있다.」- 1권, 235~236쪽 중에서 깜박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나는 아직 배에 실려 있고, 위에는 말랑말랑한 내벽이 천장처럼 드리워져 있다. 아까보다 터널이 더 좁고 생선 썩는 냄새가 훨씬 고약하다. 두 개의 앙크를 쏘아 대자 내벽에 약간의 수축이 일어난다. 나는 창자 속을 계속 내려간다. 천사의 단계를 넘어 신의 단계로 나아가는 존재가 이렇게 레비아단의 똥으로 변한다는 것은 참으로 욕되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내가 타고 있는 배에 온갖 물건과 쓰레기가 부딪친다. 사람의 해골도 있다. 아마도 운이 나빴던 다른 후보생들의 해골일 것이다.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서 빠져나가는 것보다는 아래쪽으로 탈출할 길을 찾는 편이 나을 듯싶다. - 2권, 345쪽 중에서 그들을 구하려고 한 게 잘못이란 말인가? 인간의 작은 무리가 야만인들이 침입할 수 없는 곳에서 평화롭게 진보하기를 바란 것이 그렇게까지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었단 말인가? 신보다 우월한 것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지만, 악마보다 나쁜 것이 무엇인지는 알겠다. 그건 바로 아프로디테다. 그녀는 나에게 천국을 줄 것처럼 굴더니 지옥을 안겼다. 매혹적인 미소를 머금은 채 내가 건설한 것을 모두 파괴해 버렸다. 그러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왜 한단 말인가? 정말 고약하기 짝이 없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그녀를 증오하고 저주하고 야유한다. 사랑의 여신이 고작 이런 거라면 나는 차라리 증오의 여신을 좋아하겠다. 엄청난 실망감이 가슴 가득 밀려온다. - 2권, 479~480쪽 중에서 정말 이들이 말한 대로일까? 만약 모든 일이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우리는 한낱 꼭두각시이고 우리보다 높은 차원에 있는 어떤 존재의 장난감일 뿐이다. 「나의 돌고래족은 아직 세계 역사에 존재한 적이 없어. 내가 아는 한 돌고래를 말처럼 타고 다니거나 신체의 에너지 흐름을 감지해서 병을 고치는 민족은 지구 1호에 존재하지 않았어.」 조르주 멜리에스는 입술을 실룩인다. 「잠깐만. 지금 너의 돌고래족이 사라진다고 가정해 봐. 그러면 후대 사람들은 아무도 돌고래족을 기억하지 못할 거야. 1호 지구에도 돌고래족과 비슷한 민족이 존재하다가 역사에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을지도 몰라.」 사실 나는 계속 꼴찌에서 맴돌고 있다. 돌고래족이 후대의 기억 속에 굳건히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 2권, 523~524쪽 중에서 남자는 넋이 나간 눈길로 나를 올려다보다가 내 팔을 움켜쥔다. 「절대로…… 가지 말게…… 저 위에 가면 안 돼!」 「어디를 가면 안 된다는 거죠?」 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더니 집게손가락으로 안개가 자욱한 허공을 가리킨다. 그가 가리키는 곳을 눈으로 따라가 보니 산봉우리처럼 생긴 형체가 어렴풋하게 나타난다. - 1권, 25~26쪽 중에서 「아니 이건 집단 학살이 아닙니까?」 크로노스는 진행을 잠시 미루고 이의를 제기한 후보생을 설득한다. 「자네의 경험은 예외적인 거야. 자네는 고작 몇 백 명을 상대로 해서 작은 성공을 거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건 아무것도 아냐. 수십억의 인류가 참담한 상태에 빠져 있어. 그들의 고통을 줄여 줘야 해.」 「하지만 제가 관여한 공동체는 인류를 구원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어요. 말씀하신 대로 제 성공은 작은 것이지만, 이것이 널리 퍼져 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네의 성공은 자네가 제법 능력 있는 후보생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어.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발군의 실력을 보일 거라고 확신해.」 「경기라니요?」 「신 후보생들의 경기 말일세. 우리는 그것을 〈Y 게임〉이라고 부르지.」 「저는 그런 게임을 원치 않아요. 그저 저의 작은 공동체를 계속 살려 나가고 싶어요. 그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보세요. 그들에겐 마을이 있어요. 그들은 유지하고 보수하는 일을 교대로 하면서 마을을 가꿔 나가죠. 다툼은 없어요. 그들은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불러요.」 「오염된 대양에 맑은 물 한 방울이 떨어진들 무엇이 달라지겠나? 이제 물을 완전히 갈아 버려야 해.」- 1권, 122~123쪽 중에서 |
이세욱 - 서울대 불어교육과와 프랑스 오를레앙 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간>, <나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뇌>(전2권), <타나토노트>(전2권), <개미>(전5권), <아버지들의 아버지>(전2권), <천사들의 제국>(전2권),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파트릭 모디아노의 <발레 소녀 카트린>, 장 자끄 상뻬의 <속 깊은 이성 친구>,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무엇을 믿을 것인가>(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공저) 등이 있다. |